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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축제 정의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이하 ‘리우 카니발’)은 브라질의 항구도시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매년 사순절(四旬節) 전날까지 5일 동안 열리는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전 세계 가톨릭 국가들을 중심으로 성대하게 펼쳐지는 그리스도교 축제로, 부활절을 기준으로 축제 시작일이 매년 바뀌며 보통 1월 말에서 2월 사이에 시작해 사순절 전날(Mardi Gras, 참회의 화요일)에 끝난다.

    카니발이 브라질에 전래된 것은 유럽인들이 이주해온 16세기 이후의 일로, 브라질 카니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723년에 발견된다.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가 19세기 초까지 이어지는 동안 브라질에서는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의 문화와 원주민의 전통, 그리고 노동력 확보를 위해 끌고 온 아프리카인의 문화가 한데 뒤섞였다. 브라질의 카니발은 이처럼 여러 대륙의 다양한 문화가 집결되는 과정에서 형성되어 오늘날 브라질의 전통과 문화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브라질 카니발은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São Paulo), 사우바도르(Salvador), 헤시피(Recife) 등 4개 도시를 중심으로 브라질 전역에서 열린다. 카니발 기간에는 기본 산업체, 소매업, 축제 관련업을 제외한 브라질 전체가 일을 멈추고 밤낮없이 축제를 즐긴다.

    그중 리우 카니발은 그 규모와 화려함에 있어서 전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브라질 카니발의 상징이자 카니발을 이끄는 춤 삼바(samba)는 바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동했다. 따라서 번쩍이는 의상을 입고 골반을 전후좌우로 격렬하게 흔드는 삼바 무용수들, 화려하게 장식한 축제 차량,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이 펼치는 삼바 퍼레이드는 리우 카니발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리우 카니발의 삼바 퍼레이드는 리우데자네이루 지역에 결성되어 있는 200여 개 삼바 스쿨들이 일 년 동안 준비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이는 행사라는 특징을 지닌다. 삼바 스쿨들은 춤, 음악, 노래, 의상, 소품 등을 어우러지게 구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퍼레이드를 벌이는 동안 심사를 거쳐 그해 카니발의 최고의 삼바 스쿨이 선정된다. 이렇듯 삼바 경연대회이기도 한 삼바 퍼레이드는 다른 카니발과 차별되는 리우만의 독자적인 행사로, 리우데자네이루를 전 세계 카니발의 수도로 인식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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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 카니발의 상징, 브라질의 상징인 삼바

    리우데자네이루는 삼바의 고향이다. 삼바는 아프리카의 전통 춤에 폴카, 마시시 등의 다른 장르가 합쳐져 브라질의 독특한 문화로 정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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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

    리우 카니발의 삼바 퍼레이드는 삼바 스쿨들이 조직적으로 준비한 프로그램을 펼쳐 보이며 경쟁하는 삼바 경연대회다. 이는 다른 카니발과 차별화된 리우만의 독자적인 행사다.


    2. 축제 어원

    카니발은 사순축제 어원절을 앞두고 떠들썩하게 먹고 마시며 노는 그리스도교 전통 축제다. 카니발(carnival)의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그중 이탈리아어로 ‘고기’를 의미하는 카르네(carne)와 연관 짓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전통에 근거한다. 즉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카르네 레바레’(carne levare: to remove meat)와 ‘카르네 발레’(carne vale: farewell to meat)에서 ‘카니발’이 파생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되새기며 금욕을 해야 하는 사순절 기간이 시작되기 전, 공현축일(Epiphany, 1월 6일)부터 재의 수요일 전날까지 풍족하게 먹으며 연회를 벌이고 서커스, 가면무도회, 거리 축제 등을 즐기던 풍습이 오늘날의 카니발로 자리 잡았다. 한국어로 카니발은 사육제(謝肉祭)라고 하는데, 이 역시 ‘고기를 멀리하다’ 또는 ‘고기를 없애다’라는 뜻이다.


    3. 축제 유래

    브라질의 카니발은 16세기에 유럽인들이 이주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는데, 포르투갈에는 그리스도교 전파 이전에 시작된 봄맞이 축제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축제를 ‘엔트루두’(entrudo)라고 하며, 포르투갈에서는 ‘엔트루두’를 ‘카니발’과 동일한 의미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엔트루두는 라틴어 ‘인트로이투스’(introitus)에서 유래한 단어로 ‘들어가다’, ‘시작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엔트루두는 봄이 시작되고 사순절이 시작됨을 알리는 축제인 것이다. 축제날 포르투갈인들은 거리로 나와 물과 계란, 밀가루, 진흙, 레몬 등을 서로에게 던지며 지저분한 장난질을 쳤다.

    엔트루두는 포르투갈인과 더불어 브라질로 유입됐다. 1823년 프랑스 화가 장 밥티스트 드브레(Jean Baptiste Debret)가 그린 <엔트루두>(Entrudo)에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치는 당시 모습이 잘 묘사돼 있다. 엔트루두는 아프리카인 노예와 가난한 계층에 바로 받아들여져서 축제 기간 동안 더러운 물과 음식물을 서로에게 퍼부으며 때때로 상류층에 대항하는 폭동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엔트루두 기간에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리와 광장을 걸어 다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 됐고, 집에 침입해서 오물을 투척하는 경우도 벌어지곤 했다. 따라서 상류층은 축제 기간에는 집 안에만 머무르거나 멀리 피해 있었으며 폭도로 변한 무리는 엄중 단속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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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밥티스트 드브레, <엔트루두>(1823년)

    길거리에서 물을 뿌리고, 계란, 레몬 등을 던지며 장난질을 치는 모습이 잘 묘사돼 있다.



    1850년경 브라질 상류층은 엔트루두를 대체하고자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카니발을 들여왔다. 최초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색종이 조각과 색 테이프를 날리며 축제 차량과 악단을 동원해 거리 행진을 하는 등 유럽 축제의 요소를 도입한 축제를 개최하고, 이를 ‘카니발’이라고 불렀다. 이후 조직화된 유럽의 카니발 문화가 아프리카인 노예와 하층민이 주도하던 무질서하고 반항적인 엔트루두와 다양한 형태로 결합해 오늘날 브라질 전역에서 펼쳐지는 카니발의 모습을 갖추어갔다.


    4. 축제 역사

    유럽인의 카니발 문화는 브라질 원주민의 전통과 풍습, 아프리카인 노예들의 흥취가 어우러지며 브라질만의 독특한 문화로 재탄생했다. 사순절 전날까지 브라질 전역에서 펼쳐지는 카니발 중에서도 리우 카니발은 정열적인 춤 삼바가 시작된 지역다운 화려함과 규모를 갖추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1) 19세기

    유럽인들이 브라질에 전파한 사순절 맞이 축제는 하층민들의 주도하에 도시를 발칵 뒤엎는 소란스런 난동, 권위에 대한 도전과 폭동으로 변질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1850년경부터 리우데자네이루의 상류층은 베네치아와 파리 카니발의 요소들을 받아들여 축제의 성격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상류층이 도입한 카니발은 폴카(polka), 왈츠(waltz), 마주르카(mazurka) 등을 추는 고상한 가면 무도회가 중심이 됐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메리카 원주민과 아프리카인의 문화를 흡수해 유럽의 카니발과는 다른 브라질만의 전통으로 발전해갔다.

    19세기 후반으로 가면서 많은 시민들이 무리 지어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며 펼치는 거리 행진이 리우 카니발에서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의 규모는 매년 더 커지고 더 화려해졌으며, 카니발 기간에 귀족들은 평민처럼, 남자는 여자처럼, 가난한 이는 왕자나 공주처럼 분장하고 행진하곤 했다. 이는 일 년 중 축제 기간만이라도 사회적 신분과 역할을 잊고 싶어 하는 의식의 표현이었다. 한편, 아프리카인 노예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폭동은 여전히 계속됐다. 그들은 축제가 벌어지는 5일 동안은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축제는 그들에게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마침내 노예 해방이 이루어진 1888년 이후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은 적극적으로 카니발을 주도하고 참여해갔다.

    19세기 말의 리우 카니발은 화려하고 독특한 의상을 입고 벌이는 행진에서 나아가 관현악단이나 타악기 연주자들이 흥을 돋우는 가운데 축제 차량을 동원해 참가자들이 준비한 퍼레이드를 서로 경쟁하는 대회 형태로 발전해갔다.


    2) 20세기

    19세기 말 노예 해방이 이루어진 후, 20세기 초까지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이 브라질 북부에서 남부로 대거 이주했고 1915년경에는 리우데자네이루 각지에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가 형성됐다. 언덕 위나 늪지, 항구 뒤쪽에 형성되어 ‘리틀 아프리카’(Little Africa)로 불리던 빈민가에는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은 물론 러시아인, 유대인, 집시 등이 모여 살면서 자신들만의 음악과 리듬을 발전시켰다. 바로 이 문화 속에서 삼바가 탄생했다. 삼바는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토속신에게 바치는 의식용 음악과 춤인 ‘셈바’(Semba)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세기 이후 브라질로 팔려온 아프리카인 노예들에게 삼바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그들에게 삼바는 아프리카의 신과 조상에게 기원을 드리며 그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것이었다. 또 노예 신분에 대한 항의, 울부짖음 등의 의미도 포함돼 있었다. 삼바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완전히 브라질의 독특한 문화로 정착되어 브라질 카니발의 상징, 나아가 브라질 국가의 상징이 됐다.

    리우 카니발은 수십 만 참가자들이 리듬에 맞추어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삼바 퍼레이드가 중심을 이루며, 삼바 퍼레이드는 삼바 스쿨(Escola de samba)들이 주도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최초의 삼바 스쿨은 1928년에 등록된 ‘데이사 팔라르’(Deixa Falar, Let me speak)로, 삼바 스쿨은 일종의 댄스 클럽이자 댄스 학원 역할을 한다. 삼바 스쿨들은 그 수가 급속히 증가해 오늘날 리우데자네이루에만 2백여 개, 브라질 전체에 5백여 개의 삼바 스쿨이 활동하고 있다. 1929년부터 삼바 스쿨들이 퍼레이드를 통해 서로 경쟁하는 경연대회가 시작됐고, 이는 리우 카니발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브라질에서 카니발이 대표적인 축제 문화로 발전한 데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컸다. 카니발을 조직적으로 육성해 브라질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든 이는 1930년대에 브라질의 대통령을 지낸 제툴리우 바르가스(Getúlio Vargas)였다. 바르가스는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직후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강력한 경기 부흥책을 주장하며 정권을 잡았다. 그는 국민 대통합의 일환으로 당시 하층민에게서 유행하던 삼바를 활용하고자 카니발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바르가스 대통령은 브라질의 정체성은 유럽계 백인 문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공존하며 살아가는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문화도 복합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1935년 리우 카니발부터 정부의 지원이 시작되면서 1940년대에 이르러 리우 카니발은 브라질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잠시 중단됐던 리우 카니발은 1947년에 재개됐고, 그때부터 카니발의 클라이맥스인 삼바 퍼레이드는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리우브랑쿠(Rio Branco) 대로에서 펼쳐졌다.

    1964년부터 시작된 20여 년간의 군사독재 시절에도 카니발은 지속됐다. 1960년에 수도를 리우에서 브라질리아로 이전시킨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리우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리우 시는 1963년부터 카니발 입장권을 판매해 축제 비용을 마련했다. 카니발은 정치에 대한 민중의 불만을 축제 열기로 해소해주었고, 열정이 넘치는 삼바 스쿨들의 퍼레이드는 때로 세태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정부 관료들에게 야유를 보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갔다.

    1984년에 브라질 정부는 리우 카니발을 위한 전용 행사장을 마련했다. 삼바 스쿨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삼바 퍼레이드의 규모 또한 커져 리우 시내 대로에서 개최하기에는 무리가 따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틀 동안 진행되는 삼바 퍼레이드를 위한 전용 행사장 삼보드로무(Sambódromo)가 지어져 9만여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바 경연대회를 매년 개최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의 카니발은 단순히 화려한 축제가 아니며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 브라질의 정체성이 담긴 행사다. 또 정치에 대한 불만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행사이기도 하다. 브라질의 인류학자 호베르투 다마타(Roberto DaMatta)는 브라질에 있어 카니발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브라질이 카니발을 만든 게 아니라 카니발이 브라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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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

    브라질의 카니발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가 집결되는 과정에서 형성되어 오늘날 브라질의 전통과 문화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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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바 퍼레이드의 화려한 차량

    리우 카니발은 그 규모와 화려함에 있어 전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5. 삼바

    1) 삼바(Samba)

    리우 카니발 기간 내내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삼바 춤을 추고 삼바 음악에 맞춰 삼바 노래를 부른다. 브라질인의 영혼과 신명이 담긴, 브라질의 상징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삼바는 바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동한 브라질 특유의 음악으로, 그 기원은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전통 춤과 문화에서 왔다.

    삼바(Samba)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널리 알려진 것으로, 삼바는 아프리카 앙골라, 콩고 지역에서 신성한 의식을 행할 때 추는 춤과 음악인 ‘셈바’(Semba)에서 온 단어라고 한다. ‘셈바’(Semba)는 배꼽을 튕기듯 내미는 것을 의미하는데,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춤을 추면 배꼽 주위 근육이 접혔다 펴졌다 하면서 마치 배꼽이 웃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명칭에 대한 다른 유래로, 아프리카인 또는 아프리카인과 인디오의 혼혈아를 멸시하며 일컫는 ‘삼보’(Zambo)가 변형되어 삼바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16세기에 유럽인들은 남아메리카로 건너와 주도권을 행사하고 아프리카인 노예들을 수입해 노동력으로 활용했다. 삼보(Zambo)는 에스파냐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아프리카인과 그들의 자손을 모욕적으로 칭하는 말이었다.

    4분의 2박자 리듬의 경쾌하고 격렬한 춤 삼바는 앞뒤로 걷는 단순한 스텝, 상하·전후·좌우로 흔드는 빠른 몸동작이 특징이다. 이는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종교인 칸돔블레(Candomblé) 의식에서 사용되는 음악과 춤 등 아프리카의 전통 춤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가 삼바의 고향이 된 것은 아프리카의 전통 춤에 폴카, 마시시(Maxixe) 같은 다른 장르가 합쳐지며 완전히 독창적인 성격의 춤을 고안하고 정착시켰기 때문이다. 마시시는 1870년경부터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브라질에서 크게 유행한 사교춤으로, 미국에서는 ‘브라질의 탱고’라고 부르기도 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바이아(Bahia)에서 리우로 이주해온 아프리카계 브라질 여인 치아 시아타(Tia Ciata)의 집에 사람들이 모여 칸돔블레 의식의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곤 했는데, 이때 폴카와 마시시 등 여러 장르의 춤이 곁들여지며 체계적인 삼바 춤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고 한다.

    오늘날 삼바는 다양한 현악기와 타악기뿐 아니라 트롬본, 트럼펫, 클라리넷 같은 관악기가 포함된 오케스트라에 의해 요란스레 연주되는 음악으로, 또 도시 빈민가에서 부유층의 저택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춤으로 브라질을 대표하고 있다.

    2) 삼바 스쿨(Escola de samba)

    리우 카니발의 하이라이트인 삼바 퍼레이드는 삼바 스쿨(Escola de samba)들의 삼바 경연대회로 이루어진다. 축제 기간에 삼삼오오 모여 춤을 추던 사람들의 모임이 점점 커지면서 일종의 댄스 클럽이자 댄스 학원인 삼바 스쿨이 1928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처음 탄생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29년부터 삼바 퍼레이드는 삼바 경연대회를 겸하게 됐다.

    경연대회가 시작된 후 처음 몇 년간 삼바 경연대회는 퍼레이드의 일부를 구성하는 작은 행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카니발이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인 축구 시즌의 여름 휴식기에 개최되면서 기삿거리가 부족해진 언론들이 삼바 경연대회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경연대회의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1950년대에 들어서며 삼바 스쿨의 수 또한 점점 늘어나, 삼바 경연대회는 마치 축구의 리그처럼 승강제가 실시되기 시작했다. 즉 하위 리그의 경쟁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삼바 스쿨이 스페셜 그룹이라 불리는 최상위 리그로 승격돼, 퍼레이드에서 최고 삼바 스쿨들끼리 경쟁하는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삼바 경연대회 준비는 수개월 전부터 시작된다. 삼바 스쿨들은 당해 카니발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해 경연대회에 참가할 프로그램의 주제를 결정한다. 주제는 브라질 역사의 특별한 순간 또는 유명한 인물을 기리는 내용에서부터 전 세계의 문화, 종교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다. 주제가 결정되면 그에 맞추어 음악이 작사, 작곡되고 안무 구상에 들어간다. 이어 축제 의상과 축제 차량 디자인이 시작되며 12월부터는 본격적인 퍼레이드 리허설에 돌입한다. 하나의 삼바 스쿨이 경연대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40여 개 그룹과 축제 차량 5~8대로 구성되어 3,000~5,000명이 함께한다. 삼바 스쿨들은 실제 경연대회에서 단 몇 시간 행해지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거의 한 해를 다 보낸다고 한다.

    카니발이 끝나고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정오쯤 삼바 경연대회 심사 결과가 발표된다. 최종 우승한 삼바 스쿨에게는 상금이 수여되는데, 삼바 스쿨들은 돈보다는 1등이라는 명예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우승한 삼바 스쿨과 상위 입상한 삼바 스쿨들은 퍼레이드 전용 공간인 삼보드로무(Sambódromo)에서 다시 한 번 행진하며, 이는 경쟁을 초월해 서로 축하해주고 기쁨을 나누는 의미를 지닌다.

    삼바 경연대회로 이루어지는 퍼레이드는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카니발과 차별화되는 리우 카니발만의 독특한 행사다. 리우데자네이루의 200여 삼바 스쿨들은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참여와 조직화된 프로그램 운영으로 매년 더욱 화려하고 훌륭한 퍼레이드를 개최해가고 있다. 전통 있는 삼바 스쿨로는 베이자-플로르(Beija-Flor), 그란지 리우(Grande Rio), 임페라트리스 레오폴지넨시(Imperatriz Leopoldinense), 망게이라(Mangueira)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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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자-플로르 삼바 스쿨

    각 삼바 스쿨은 고유의 색깔, 의상 스타일, 그리고 상징 깃발을 지닌다. 리우데자네이루에만 200개 이상의 삼바 스쿨이 활동하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3) 삼보드로무(Sambódromo)

    1980년대 중반까지, 리우 카니발의 중심 행사인 삼바 퍼레이드는 리우 중심가의 대로에서 매년 펼쳐졌다. 그러나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삼바 스쿨의 개수가 늘어 퍼레이드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몰려드는 관람객을 위한 임시 관람석을 설치하고 해체하는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길거리 퍼레이드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리우데자네이루 시는 리우 출신으로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를 설계한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Oscar Niemeyer)에게 삼바 퍼레이드 전용 행사장의 설계를 의뢰했다.

    1984년에 완성된 삼바 공연장 ‘삼보드로무’는 700미터 길이의 행진로를 위쪽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9만여 관람석을 갖추고 있다.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각 삼바 스쿨들은 이 행진로를 대략 60~80분 동안 지나가며 준비한 프로그램을 펼쳐 보인다. 삼보드로무는 구역마다 입장료가 다른데, 스페셜 삼바 그룹의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축제 마지막 이틀의 입장권 패키지는 암표가 성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망 좋은 VIP석은 대기업들이 구역별로 임대하며, 한 구역 당 10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카니발 기간이 아닐 때 공연장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거나 박물관, 체육관, 전시 공간 등으로 이용되고, 12월부터 카니발 직전까지는 삼바 스쿨들의 리허설 공간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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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바 퍼레이드 공연장 삼보드로무

    1984년에 완성된 삼바 퍼레이드 공연장 삼보드로무는 700미터에 이르는 행진로와 9만여 관람석을 갖추고 있다.


    6. 축제 주요 행사

    1) 모모 왕(Rei Momo) 즉위식

    카니발의 왕’이라 불리는 모모 왕은 남아메리카의 카니발에 단골로 등장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다. 리우 카니발은 모모 왕의 즉위식을 거행하고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모모 왕에게 금과 은으로 만든 리우 시의 열쇠를 전달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모모 왕은 삼바 퍼레이드를 비롯한 카니발의 주요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모모 왕은 그리스 신화에서 조롱의 신인데 올림푸스에서 추방돼 카니발의 도시 리우에 정착했다고 한다.

    사순절 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무한정 먹고 마시며 노는 카니발의 전통에 맞춰 모모 왕 역할은 활달한 성격에 몸집이 우람한 남자에게 맡겨진다.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는 모모 왕 역할을 맡을 사람을 선발하지만,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의 카니발에서는 종이로 만든 전통 인형이 모모 왕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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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 왕‘카니발의 왕’인 모모 왕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시의 열쇠를 전달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리우 카니발이 시작된다.


    2) 삼바 퍼레이드

    삼보드로무에서 펼쳐지는 삼바 퍼레이드는 한 삼바 스쿨당 60~80분 동안 준비한 프로그램을 펼쳐 보이는 삼바 경연대회다. 삼바 스쿨의 퍼레이드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되고 심사위원들의 냉정한 심사를 통해 우열이 가려진다. 심사위원들은 각 삼바 스쿨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면밀히 살피며 각 단계별로 점수를 매긴다. 그들은 특히, 프로그램의 주제가 전체 공연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나는지, 행진의 속도와 프로그램의 구성, 음악이 잘 어우러져 삼바 스쿨의 거대한 행렬이 하나의 연속체로 보이는지를 중점적으로 체크한다. 이 밖에도 고도로 조직된 퍼레이드의 각 참가자들이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지, 의상을 잘 갖추어 입었는지 등을 심사한다.

    퍼레이드는 무용수 10~15명이 자신들이 속한 삼바 스쿨과 준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춤을 선보이며 행진함으로써 시작된다. 삼바 스쿨이 그해 카니발을 위해 선정한 주제는 노래, 춤, 연주 음악, 의상 등에 모두 반영되며, 정교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축제 차량은 프로그램의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 특히 큰 역할을 한다. 한 삼바 스쿨의 공연에 5~8대가 동원되는 축제 차량은 철제 구조물에 나무, 플라스틱, 스티로폼을 이용한 조각 작품과 그 밖의 다양한 장식으로 꾸며진다. 리우 카니발의 퍼레이드에서는 축제 차량이 폭 8미터 50센티미터, 높이 9미터 80센티미터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을 두고 있으며, 안전을 위해 차량들은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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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바 퍼레이드의 화려한 차량

    한 삼바 스쿨의 공연에 동원되는 축제 차량은 5~8대에 이르며, 정교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축제 차량들은 프로그램의 주제를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퍼레이드 구성원 중 가장 주목 받는 이들은 각 삼바 스쿨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서너 쌍의 남녀 무용수들이다. 여기서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추는 여자 무용수를 포르타-반제이라(Porta-Bandeira, ‘기수’라는 의미), 여자 무용수를 호위하며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남자 무용수를 메스트리-살라(Mestre-Sala, ‘주인’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삼바 스쿨은 각 나라의 국기처럼, 고유의 색깔과 스타일로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망게이라 삼바 스쿨의 깃발은 녹색과 분홍색으로 구성되고 삼바 스쿨의 정식 명칭인 이스타상 프리메이라 지 망게이라(Estação Primeira de Mangueira)가 써 있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삼바 스쿨의 깃발을 든 이 남녀 무용수, 포르타-반제이라와 메스트리-살라 커플의 의상을 특히 화려하게 제작한다. 삼바 스쿨의 상징으로서 관중과 심사위원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18세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 복장을 다채로운 색과 보석, 거울, 깃털, 메탈, 동전 등으로 화려하고 과장되게 장식한 여자 무용수 포르타-반제이라의 의상 제작 비용으로 약 4천만 원이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편 포르타-반제이라와 메스트리-살라 커플은 삼바가 아닌 부드러운 발레 동작 같은 춤을 추는 게 특징인데, 각 삼바 스쿨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이들 커플은 깃발의 명예와 자부심이 강조된 우아한 춤을 선보인다. 삼바 스쿨을 대표하는 이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과 실력이 갖추어져야 한다. 따라서 포르타-반제이라와 메스트리-살라는 8~10세부터 시작해 적어도 15~20년 이상 춤을 추고 연습해온 이들이 맡는다. 이 역할은 명예와 영광이 따르는 것으로, 삼바 스쿨들은 훌륭한 자질을 갖춘 무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커다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퍼레이드 구성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알라 다스 바이아나스(Ala das Baianas)라고 불리는 여성 무용수들의 행렬이다. 커다란 치마 안쪽에 튜브를 넣어 둥근 형태를 유지하게 하는 바이아(Bahia) 지역 전통 의상을 입은 나이 든 무용수들은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삼바의 영혼을 상징한다. 삼바 스쿨에서 오래도록 무용수로 춤을 춰온 아주머니들로 구성된 이들이 춤을 추며 행진할 때는 많은 이들이 커다란 환호를 보내며 그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이 외에 타악기 연주자 250~300명으로 구성된 악단 바테리아(Bateria)가 흥을 돋우고 에너지와 생명력을 발산시키는 가운데, 모모 왕, 카니발의 여왕과 공주들, 가수들, 삼바 무용수들 등이 함께하는 삼바 스쿨의 퍼레이드는 몇 편의 화려한 오페라가 이어지는 듯하다고 한다.


    3) 무도회

    리우 카니발 기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의 호텔과 해변에서 많은 무도회가 열린다. 이들 무도회는 유명 호텔이 주최하기도 하고, 의상에 별다른 제한 없이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열리기도 한다. 무도회에서 사람들은 삼바뿐 아니라 룬두(Lundu), 폴카, 마시시 등 다양한 춤을 즐긴다. 또 축제 기간에 삼바 스쿨들이 개방하는 댄스 홀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거대한 나이트클럽이 된다.

    4) 거리 밴드 공연

    리우의 각 지역에는 지역만의 거리 밴드가 결성돼 있다. 오늘날 이들 거리 밴드는 리우 전체에 300개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각 밴드는 퍼레이드를 벌이고 연주할 장소와 거리를 미리 확보해두는데, 밴드의 규모가 클수록 큰길 가까이에서 공연을 펼친다. 거리 밴드는 1월부터 거리 공연을 시작해 카니발이 끝날 때까지 계속한다.

    거리 밴드는 퍼레이드를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음악을 들려준다. 밴드는 관악기가 주를 이룬 오케스트라로 구성되며, 미리 정해둔 길을 따라 행진하거나 정해진 자리에서 공연을 펼친다. 밴드의 공연이 시작되면 평상복 차림으로든 수영복 차림으로든 열정적으로 삼바 춤을 추는 무리들이 모여들어 함께 공연을 즐긴다. 카니발 거리 밴드의 결성과 공연은 매우 단순하게 이루어진다. 먼저 사람들이 동네 광장이나 술집 등 잘 알려진 장소에 모인다. 그리고 두세 시간 정도 서로 맞춰본 후 거리로 나가 연주를 하고 행진을 시작한다. 아이들과 노인, 여장 남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최대 1만 명까지 모여 벌이는 흥겨운 행진을 거리에서 만나면 거리의 자동차들은 운행을 멈추고 행렬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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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 공연

    카니발이 가까워지면 길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와 함께 춤추며 행진하는 무리를 리우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리우의 유명한 카니발 밴드로는, 시내에서 행진을 펼치는 전통적인 밴드 코르당 다 볼라 프레타(Cordão da Bola Preta), 리우의 이파네마 해변에서 거대한 인파와 함께 공연을 펼치는 반다 지 이파네마(Banda de Ipanema), 보태닉 가든 구역에서 열리는 수바쿠 두 시리스투(Suvaco do Christo), 산타 테레사 언덕에서 퍼레이드를 벌이는 반다 다스 카르멜리타스(Banda das Carmelitas) 등이 있다.

    5) 관중 참여

    카니발 기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거리 곳곳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며, 행인과 관광객 누구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20세기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도 자서전에서 리우에 잠시 체류할 때 지역의 삼바 스쿨에서 프리지제이라(frigideira)라는 타악기를 연습하고 카니발 행진에 참가해 연주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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