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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이 불거졌다. 이달 16일 수도 브라질리아 거리로 뛰쳐나온 반부패 시위대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모습의 거대한 풍선에 죄수복을 입혀 띄워 놓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AP]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이 불거졌다. 이달 16일 수도 브라질리아 거리로 뛰쳐나온 반부패 시위대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모습의 거대한 풍선에 죄수복을 입혀 띄워 놓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AP]
    영어에서 가장 값비싼 네 단어가 있다. 'This time it's different(이번은 달라)'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존 템플턴 경이 1940년대 한 말이다. 당시 금융시장에 몰려든 대중의 속성을 은근히 꼬집는 말이다. 그는 "수익이 많다며 대중이 달려든 증서(채권이나 주식)는 늘 끝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템플턴이 그 말을 한 지 약 70년이 흐른 2010년. 한국 금융시장에선 기묘한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브라질! 이번은 다르다"였다. 증권사 판매사원의 헌신성 덕분이었을까. 브라질 채권 열풍이 불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년 정도 새에 브라질 국채 7조원어치가 팔려나갔다. 그런데 요즘 브라질은 새로움과 거리가 멀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했다. 재정적자가 늘고 물가가 치솟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브라질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했다.

    과장이 아니다. 브라질 주요 도시는 분노의 눈물로 가득하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 블랙홀이 온 나라를 빨아들이고 있다. 좌파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비극의 씨앗은 2008년 브라질의 남대서양 심해유전 개발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페트로브라스에 독점개발권을 줬다. 대신 유전 설비의 80% 이상을 자국산으로 쓰라고 했다.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았다. 집권 좌파인 노동자당이 중시하는 일자리도 적잖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흥청거림의 배후에선 검은돈 거래도 활발했다"고 전했다. 입찰 비리와 리베이트 수수, 공금 유용이 벌어졌다. 검은돈은 호세프 대통령 측근의 주머니 속으로도 날아들었다.

    결국 사달이 났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의 정치 리더십이 진공 상태나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최근 전했다. 1년여 만에 놀라운 반전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남미에서 정치 리더십이 가장 안정적인 나라였다.

    지금 브라질에서는 정치.경제 모두가 위기다. 톰슨로이터는 "브라질 환상이 깨지고 있다"고 했다.브라질은 중국.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브릭스(BRICS)로 불리며 세계 경제의 신형 엔진으로 평가됐다.

    금융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는 "요즘 브라질은 200년 숙명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처량한 남미 국가의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1810년대 이후 주기적으로 경제위기를 맞고 정치 불안이 되풀이되는 숙명이다. 그 숙명의 열쇠는 석유와 석탄 등 천연자원이었다. 브라질 등 남미는 처음엔 황금과 은, 이어서 구리와 석탄, 최근엔 석유 때문에 자원 투자자의 목적지였다. 남미 독립 시기인 1820년대 영국 런던을 뜨겁게 달군 라틴 채권 붐, 대공황 직전 미국 농부까지 유혹한 남미 채권 투기, 석유파동 시대 남미 외채 붐 등이 일어난 까닭이다. 하지만 "자원 가격이 떨어지면 남미는 철저히 외면당했다"(챈슬러). 그때마다 남미는 돈의 주인(채권자)들에겐 믿을 수 없는 곳으로 전락했다. 자원 값이 떨어지면서 채권이 부도나는 경우가 속출해서다.

    그런데 2003년 그 숙명 사슬이 끊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싹텄다. 브라질에 능력과 인기를 겸비한 한 인물이 권력자로 떠올랐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0)였다. 룰라는 재정지출 고삐를 죄면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힘썼다. 동시에 "그는 가난한 지지 세력엔 사회안전망이란 선물을 줬다"(블룸버그). 서방 투자자와 지지 세력 양쪽을 만족시키는 전략이었다.

    룰라의 브라질 경제는 대통령 임기 동안 잘 굴러갔다. 빈곤층 비율이 전 인구의 30% 선에서 15% 수준으로 줄었다. 교육 수준이나 중산층 비중 등 여러 사회.경제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브라질 안팎에서 찬사가 잇따랐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의 상찬이 더 크게 울렸다. "브라질 경제가 달라졌다" "남미 경제 개혁의 모범이다" "상품 가격이 떨어져도 브라질 경제는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다" 등이다. 룰라의 인기는 2010년 대선에서 사실상 무명인 호세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정도였다.

    그 순간 어느 누구도 상품시장 호황에 룰라의 경제 약점이 은폐돼 있을 것이라고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진실이 드러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톰슨로이터는 "원자재 가격이 2011년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서서히 브라질엔 익숙한 풍경이 하나씩 펼쳐지기 시작했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재정적자가 불어났다. 인플레이션도 추악한 얼굴을 드러내 보였다. 설가상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특수는 오래가지도 못했다.

    요즘 브라질 안팎에선 룰라의 유산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에드먼드 애먼 영국 맨체스터대학 경제학 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규제 완화로 투자가 늘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원자재 산업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게 비수가 돼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기다. 원자재 붐이 가라앉으면서 경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원유 값 등이 떨어지자 브라질 경제는 곤두박질했다. 그런데도 속수무책이다. 원자재 외에 이렇다 할 산업이 숙성하지 않아서다.

    희망의 싹은 아직 움트지 않고 있다. 룰라의 후계자인 호세프가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그가 위기를 극복할 경제 개혁을 엄두도 낼 수 없다. 톰슨로이터는 "현재로선 상품 가격이 다시 오르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수퍼 사이클(자원 가격 대세상승)은 아닐지라도 미니 버블이라도 발생해야 브라질 경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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