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사진)에 대한 의회의 탄핵안 추진이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4일 오후(현지시간) 호세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법무차관은 호세프 대통령을 대리해 연방 하원에 개설된 탄핵특별위원회에서 최종 변론 기회를 가졌다.
특위는 5번의 회의를 거쳐 오는 11일까지 탄핵 절차를 계속 진행할지에 대한 권고안을 도출한다. 탄핵 추진이 합당하다는 결론이 나면 하원은 이달 17일까지 탄핵안을 표결에 부친다. 하원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 이상 찬성하면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어가고 호세프 대통령은 최대 180일간 직무가 정지된다.
호세프가 의회의 탄핵 추진을 막을 시간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그의 정적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이 탄핵안을 밀어붙이고 있고, 연정 파트너인 민주운동당(PMDB)마저 등을 돌리면서 탄핵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직접적인 탄핵 사유는 호세프가 2014년 재선을 앞두고 시중은행의 융자를 받아 재정적자를 흑자로 처리한 것이다. 여기에다 노동자당(PT)의 잇단 경제정책 실패와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스캔들에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까지 연루되면서 여론은 탄핵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의회도 탄핵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3일 일간 에스타두지상파울루가 연방 하원의원들에게 호세프 탄핵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찬성이 반대를 크게 앞섰다. 전체 의원 513명 중 442명이 조사에 응했으며 이 중 261명(59.2%)이 탄핵에 찬성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PMDB의 연정 탈퇴로 PT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PMDB는 하원에 69석, 상원에 18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탄핵안 표결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였다. PT는 연정 붕괴로 공석이 된 각료직을 진보당(PP)이나 공화당(PR) 등 나머지 정당과 배분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PT가 새로운 연정을 구성해 탄핵 정국을 돌파할 수도 있지만, 하원 표결 기한인 오는 17일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원이 탄핵안을 통과시키면 상원은 대법원장 주재하에 탄핵 재판을 진행한다. 상원은 이를 거쳐 표결에 들어가는데 의원 81명 중 3분의 2인 54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