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아마존의 여전사'로 불리는 마리나 시우바(56·여) 전 환경장관이 독자적인 정당을 설립하고 차기 대선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선거법원은 전날 시우바 전 장관이 이끄는 정치·사회단체 연합체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정당 자격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에서 공식으로 활동하는 정당은 '지속가능 네트워크'를 포함해 34개로 늘었다.
'지속가능 네트워크'는 내년 지방선거부터 후보를 낼 수 있게 됐다. 시우바 전 장관은 2018년 대선 출마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시우바는 지난해 대선에서 '지속가능 네트워크'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정당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연방선거법원의 해석에 따라 브라질사회당(PSB)과 손을 잡고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 대선 유세 도중 브라질사회당 대선 후보가 불의의 항공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시우바는 자연스럽게 대선 후보가 됐다.
지난해 대선 1차 투표에서 시우바는 21.32%의 득표율로 3위에 그치며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지만, 2천200만 표를 얻어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시우바는 2003년 브라질 사상 첫 중도좌파 정권을 출범시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 의해 환경장관에 기용됐다.
이후 시우바는 개발 논리를 앞세운 각료들과 수시로 충돌하면서 환경 지킴이를 자처했다.
시우바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해 2008년 환경장관직을 사임하고 노동자당(PT)을 떠나 녹색당(PV)으로 옮겼으며, '아마존의 여전사'라는 별명도 이때 얻었다.
시우바는 2010년 대선에도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치며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