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브라질과 체결한 대규모 투자 협정을 둘러싸고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투자를 약속하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인프라와 자원·에너지, 농축산업 등 35개 투자협정에 서명했다. 전체 투자액은 533억 달러(약 58조 700억 원)이다.
그러나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최근 35개 협정 가운데 재원이 확보된 것은 14개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21개는 구상 단계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중국이 2010년 이래 내놓은 제철소, 광산, 대두, 철도, 정보통신, 자동차 등 분야의 투자 계획 중 상당 부분이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240억 달러(약 26조 1천743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브라질, 페루가 합의한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 사업도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횡단철도 건설에는 최소한 100억 달러(약 10조 900억 원)가 투자돼야 하지만, 경제적 타당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참여가 얼마나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상파울루와 캄피나스, 리우데자네이루를 잇는 511㎞ 구간의 고속철도(TAV) 건설 사업을 위한 국제입찰을 2010년 11월, 2011년 4월과 7월, 2013년 8월에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브라질이 기대했던 중국 기업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입찰은 계속 연기됐고, 지금은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 자체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브라질 유명 연구기관인 제툴리오 바르가스 재단(FGV)의 마치아스 스펙토르 교수는 "중국에 의존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