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헤알화 방어 위해 1년간 500억 달러 매도
브라질 경제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초래된 위기 대응을 위해 보유 외환 사용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시장에서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헤알화 가치 방어에 상당한 규모의 보유 외환을 사용한 상태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매도를 늘리면 금융시장 불안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보유 외환은 지난해 6월 3천90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17일 기준으로 3천400억 달러로 줄었다.
중앙은행은 지난 1년간 헤알화 가치 방어를 위해 보유 외환의 15%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를 매도했다.
3천400억 달러는 지난 2011년 수준이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2018년 대선 기간에 공공부채를 줄이고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보유 외환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상원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보유 외환이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도 된다며 매도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외환 전문가들은 보유 외환이 줄어들면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보유 외환 매도를 두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리우데자네이루 가톨릭대학의 마르시우 가르시아 교수는 "공공부채 축소와 이자 부담 경감은 긍정적이지만, 지금처럼 매우 민감한 시기에는 안전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의 네우손 마르코니 교수는 "세계 경제 상황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국 자본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보유 외환으로 인프라 확충 재원을 마련하는 등 다른 형태의 사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질의 보유 외환은 좌파 노동자당(PT) 정권 출범 직전인 지난 2002년에 377억 달러였으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그동안 연평균 25%씩 증가했고, 지난해 5월 25일에는 3천905억1천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