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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남미 국방전략 재정비 추진

by ajutour posted Mar 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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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남미지역의 국방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면서 남미 외교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한데다 좌파정권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남미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위축된 점을 이용해 브라질 정부가 지역안보의 개념을 새롭게 규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22일 룰라 대통령 정부가 남미국가연합 12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전략계획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2월 넬손 조빙 국방장관과 망가베이라 웅게르 대통령 전략문제 보좌관 주도로 국방전략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국방전략계획은 외교ㆍ국방 분야에서 크게 두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우선 남미국가연합 회원국의 국방정책을 조율ㆍ통합운영하는 방식으로 국방협력을 강화하고 회원국 간의 외교적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확산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남미국가연합이 유럽연합(EU)을 본뜬 통합기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원칙을 제시하고, 남미 국가간 군사협력 확대를 통해 남미지역의 군수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군수산업 발전 구상은 브라질이 생산하는 군수장비 및 국방 서비스의 이용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9~10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남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남미국가연합 산하기구로 남미안보협의회(CDS)가 공식 설치된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브라질은 CDS가 자국이 추구하는 국방전략 개념을 남미국가연합 회원국에 전파하는 창구가 돼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미 국방장관들은 회원국 군사력에 대한 평가와 함께 국방비 공개 및 감시 등에 합의했으며, 회원국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상황 파악과 위협요인에 대한 분석 및 대응책을 협의하기 위한 핫라인 설치에도 뜻을 같이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남미 국방전략연구센터(CSEED)가 설치될 예정이며, 오는 11월에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서 제1회 남미 국방전략회의가 열린다.

   브라질 정부는 냉전체제가 끝나고 이념에 기초한 강대국의 보호막이 해체된 이후 대부분의 개도국들이 국방 분야에서 '믿고 기댈 곳'을 잃어버렸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남미지역의 경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등이 독자적으로 국방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이 가세하면서 군비경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정부는 "브라질이 남미 지역안보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의 영향력 감퇴로 인해 생긴 공백이 남미 지역안보를 위한 새로운 틀을 구축하는데 있어 브라질의 역할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브라질이 남미지역에서 지나치게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해 '남미의 미국'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해 조빙 장관은 남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브라질은 남미국가연합 전체 회원국의 기대치를 조화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적극 내세웠다.

   CDS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전통적 의미의 군사동맹이 아니며, 따라서 남미통합군으로 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CDS가 남미통합군을 지향할 경우 브라질이 주도적 위치에 설 것이고, 이는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빙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CDS가 장기적으로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CDS가 초기에는 남미국가연합 회원국의 국방정책을 조율하는 협의기구 성격을 띠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CDS가 곧바로 남미통합군 창설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지역 군사동맹에 준하는 기능과 역할을 지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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